주변에 이런 사람이 꼭 한 명쯤은 있지요. 막무가내로 우겨 대서 나중에는 말도 섞기 싫어지는 이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요?
첫째, 아는 게 없는 사람일수록 자기 말이 맞는다고 더 우깁니다. 심리학 용어가운데 인지 편향 중 하나로 '더닝 크루즈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즉 지식수준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 평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당신 주변의 그 사림이 계속해서 우기는 것도 아는 게 많지 않고 편협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둘째, 자기 자신과 비숫한 성향의 사람들만 만나는 사람이 우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우기는 사람은 자기랑 비숫한 사람만 설득한다는 것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유사 성향 집단을 설득하는 일을 하고 난 뒤에 자기 확신이 훨씬 더 크게 증가합니다. 결국 학연, 혈연, 지연 등의 유사성을 중시할 수록 자기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지는 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기기 대왕들은 대화에서 밀리지 않고, '결국 내가 승자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강합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사람을 상대해야 할까요?
같은 부류라는 생각을 심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대화의 마사지'라고 합니다. 어떻게? 무언의 시그널을 줘야 합니다. ' 어 우리 재킷이 되게 비숫하네요' 등 이렇게 사소한 것이라도 취향이 같다는 걸 어필하는 것입니다. 언제 우기는가? 어디에도 속할 수 없을 때입니다. 그러니 상대를 우기기 대왕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면, 그를 심리적인 승자로 만들어 줘야 합니다.
상대를 인정해주면 우기는 경향이 줄어든다
우기기 대왕이라 해도 주인공이 되면 그 판을 깨지 않기 위해 '그럴 수 있지, 맞아'하면서 자신과 다른 생각을 받아줍니다.
그렇게 그 자리의 주인공, 심리적 승자로 만들어 주었는데도 계속 우긴다면, 그것은 그 사람한테 심각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기는 사람을 남지 않게 하려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그럴때 우기기를 그만두게 할 방법도 보일 것입니다.
열등감은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뒤떨어졌다거나 능력이 없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열등감에 빠진 사람은 자기 자기 자신을 무능하고 무가치한 존재로 여긴다. 자기애적 성격 장애의 현상이다.
나의 한 문장
우기기의 대왕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남편과 아이들, 특히 나와 20년을 한결같이 함께 한 딸이 하는 소리는 언제나 ' 엄마는 우기기 대왕이다'였다. 엄마말은 항상 옳고 다른 사람의 말은 항상 틀렸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물론 엄마들의 특징중의 하나가 우기기 대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서 잔소리가 많고 아이들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다루고, 남편에 대한 에티켓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가정에서 대왕처럼 군림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나는 그 누구보다 더 심했던 것 같다.
'책을 아예 안 읽는 사람보다 책 한 권 읽고 아는 척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나의 얇은 경험과 얄팍은 지식으로 가정에서 우기기 대왕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가정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여러 모임들 중에서 나는 늘 경청하는 입장이었다. 왜?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대화할 때도 있고, 나보다 월등히 지식과 지혜가 많고,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라고 간주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긴 세월 살아오면서 다양한 인생의 경험속에서, 또 책을 다양하게 읽으면서 나의 모습을 점차 발견하게 되었고, 내 안에 잠재워진 원인이 무엇인가를 차츰 발견하게 되었다. 우기기 대왕의 문제는 심리적인 패자의식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리고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서 느꼈던 갖가지 '열등감'의식들이 남편과 아이들에게 우월자로서 군림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한턱'을 내려는 경향이 강했고, 이것으로 나의 자존감을 높이려했던 기억도 있다. 내가 '우기는 왕'으로 가장 심하게 군림할 때는 남편과 아이들이 내 말을 무시했을 때였다. 남편이 나의 약점이나 단점을 가지고 놀릴 때, 그리고 아이들이 나에게 댓꾸할 때였다. 이상하리만큼 그런 상황에서 나는 유독 화를 크게 내곤 했다. 바로 이것이 ' 열등감에서 나온 왜곡된 자기애적 성격 장애'였던 것이다.
지금은 나의 이런 모습을 인정하게 되었다. 또 책을 통해서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어중간한 지식이 사람을 더 쓸모없고 어리석은 무지한 인간으로 만든다'는 것을 나 자신의 삶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다. 깊이 있는 책읽기와 다양한 독서, 그리고 책앞에서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한번 알게 되었다. 만약 내가 책을 읽지 않았거나, 설령 읽었다고 해도 그저 듣고, 읽는 것으로 그쳤다면, 조금이라도 나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이런 자기 발견이 있었을까?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을 유독 화나게 하거나, 유독 여러분을 분노하게 하는 그 무언가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다양한 책들, 경제서적도 읽어야 하지만, 이와같은 심리학 서적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려분의 삶과 내면을 깊이 돌아보고 살펴보면서 책이든, 요가나 명상이든, 또는 상담이든, 여러분 모르게 여러분을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부터 온전한 자유함과 치유를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