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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서와 매일 매일 글쓰기로 '나의 꿈, 여행작가'를 꿈꾸고 있는 쨍하고 해뜬날입니다.
오늘은 내가 고대하던 ‘유은실 작가님과의 만남’이 있는 날이었다. 유은실 작가님은 『순례주택』을 집필한 소설가이시다. 그런데도 이 분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도서관은 거의 매일같이 방문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7월 24일부터 도서관에 걸린 ‘유은실 작가님과의 만남’ 홍보 팻말도 자주 보았다. 7월부터 약 한 달간 ‘썸머 북캉스’라는 주제로 유은실 작가님의 책 『순례주택』이 꾸준히 홍보되고 있었기에, 이 책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은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유은실 작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작가인데?’ 하면서 별다른 관심 없이 넘겨버렸다.
그러던 중, 최근에 여행작가의 꿈을 꾸고 있던 나는 ‘작가’라는 단어에 마음이 서서히 이끌리기 시작했다. 마침 함께 자기 개발을 하고 있는 도반님들이 북토크 모임에도 참석하고, 일주일 전에는 존경하는 오승하 작가님의 사인회에도 다녀온 터라, ‘작가와의 만남’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졌다. 사실 오래전부터 현장에서 작가와 만나는 ‘북토크’에 꼭 참여해 보고 싶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늘 아쉬움만 남겼었다. 이번에는 꼭 참여하리라 다짐했다.
유은실 작가님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작가와의 만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순례주택』을 대출받으려고 했으나, 그 인기 덕분에 4권 모두 대출 상태였다.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결국 오늘, 8월 24일 ‘작가와의 만남’이 있는 날까지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살짝 긴장된 마음으로 북토크에 참석했다.
오후 2시부터 강연이 시작되었지만, 나는 일찍 오후 1시 이전에 도착했다. 강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작가님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자리, 최대한 작가님과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사선형 거리를 찾아 앉았다. 강연장 입구와 내부에는 유은실 작가님이 쓴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십여 권이 넘는 책을 보며, 이 분이 꽤 유명한 작가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유은실 작가님은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동화를 주로 집필하시는 분이었다.
유은실 작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화 『일수의 탄생』, 『내 머리에 햇살 냄새』, 『드림 하우스』, 『우리 동네 미자 씨』,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만국기 소년』, 『멀쩡한 이유정』, 『나도 편식할 거야』, 『마지막 이벤트』, 청소년 소설 『변두리』, 『2미터 그리고 48시간』, 『순례 주택』, 그림책 『나의 독산동』 등을 썼다. 『만국기 소년』으로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변두리』로 제6회 권정생문학상을 받았다. 권정생 선생님 유산을 받은 일이 무척 영광스럽고 그만큼 무겁다. 「송아지똥」은 선생님이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창비어린이』 2017년 여름호에 발표한 추모 작품이다. 『멀쩡한 이유정』이 2010 IBBY(국제아동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관순』, 『제인구달』, 『박완서』를 쓰면서, 멋진 여성 인물을 깊이 만나는 귀한 경험을 했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 약 40분 동안, 전시된 책 중 세 권의 동화를 읽었다. 『나의 독산동』, 『송아지 똥』, 『그해 가을』이었다. 세 권을 읽는 동안 나는 유은실 작가님에게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단순한 어린이 동화책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슬픔과 감동이 담겨 있었다. 무대 준비를 위해 강연 관계자들이 내 옆을 분주히 오갔지만, 나는 그들의 움직임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책 속에 몰두했다.
북토크가 시작되었고, 단상에 앉아있는 작가님을 보자 단순한 호기심으로 참석했던 내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온 마음과 신경을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북토크는 작가님의 어린 시절과 성장 배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그분의 동화책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청소년들에게 전해준 삶의 용기와 희망의 이야기를 나누셨다. 오늘의 주제인 『순례주택』이 쓰여진 배경과 과정, 등장인물들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솔직한 소견도 들을 수 있었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 훌륭한 작가’라는 감동이 마음 깊이 밀려왔다. 내 기준에 부합하는 올바르고 정직한 가치관을 지닌 분이셨고, 사랑과 배려, 따스함이 가득한 심성을 가진 분으로 느껴졌다. 유은실 작가님은 동화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도전하는 끈기, 그리고 지식과 지혜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자 노력하는 분이었다. 북토크 내내, 마음속에서 유은실 작가님을 지지하는 박수를 진심으로 치고 있었다.
북토크 중에 질문지를 작성해 화이트보드에 붙이면, 나중에 작가님께 질문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처음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질문이 적으면 작가님께서 민망해하실까봐 시큰둥한 마음으로 질문지를 작성했다. 내 질문은 간단했다. “새내기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언제, 어디에서, 어느 때에 글을 쓰시나요?” 작가님은 내 질문에 꽤 진지하게, 그리고 길게 답해주셨다.
“저는 생각날 때마다 글을 씁니다. 지하철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공원에서도, 집에서도,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방 안에서 데구르르 구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집이 좁아 2-3번 구르면 끝이었지만, 지금은 이사해서 5-6번은 굴러야 끝에 닿습니다. 하하하.”
작가님은 장소를 탓하지 않는다고 강조하셨다. 물론 글을 쓰는 방이 따로 있지만, 요즘 작가들은 카페나 스타벅스에서, 심지어 최근에 문학상을 수상한 어떤 작가님은 김치냉장고 위에서 글을 쓰기도 한다고 하셨다. ‘글을 쓸 공간이 없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유은실 작가님의 솔직한 답변을 듣고 나니 마음이 한결 평온해졌다. 요즘 글이 잘 써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글을 쓰는 마지막 부분에서 반드시 독자에게 교훈을 전달해야 한다는 코치님의 조언 때문에, 오히려 글을 쓰는 게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은실 작가님조차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방을 구르신다는 말이 이상하게도 큰 위안이 되었다. 나는 그제야 마음의 안정을 찾은 듯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유은실 작가님의 응답에서 작가들 간의 동질감과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작가와의 사진 촬영이 있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유명한 작가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북토크’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반드시 참여하리라 다짐했다.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도전을 심어주는 의식 있는 작가를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고 행복한 하루였다. 이제는 유은실 작가님의 베스트셀러 『순례주택』을 꼭 사서 읽어보고 싶다. 작가님이 말씀하신 희망과 용기의 아이콘인 ‘수림이’와 작가 자신을 내포하고 있다는 ‘영선’에 대해 무척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작가님께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전했다. “정말 좋은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작가님을 알게 되어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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