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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공부와  글쓰기로 '나의 꿈, 부자 할머니'를  꿈꾸는 해뜬날 입니다.

 

2025년 6월 7일 이야기 , 드르륵~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린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그 순간이다. 세입자로부터 걸려오는 전화 말이다.

'혹시 감사 인사라도?'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세입자들이 전화하는 이유는 딱 정해져 있다.

"사장님! 수도가 터졌어요!" "물이 역류해요!"
"화장실에서 물이 새요!" "형광등이 깜박거려요!"

아, 이럴 때마다 내 통장 잔고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월세 10만원 받는데, 수리비는 몇십만원씩 나간다니. 이게 무슨 장사인가 싶다.

구축 아파트 하나 매입해서 거의 4년간 전세로 임대를 줬더니, 남는 건 세금 고지서뿐이었다. 재산세, 보유세... 세금만 나가고 있었을 뿐이다.

'노후 준비'라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건만, 현실은 '세입자 AS 서비스업'이 되어버렸다. 임대업자가 되기 전에는 정말 몰랐다. 이런 고충을, 이런 스트레스를.



이사 온 지 하루 만에 터진 사건

 

이번 세입자는 기록을 갱신했다. 이사 온 지 단 하루 만에 전화가 왔다.

"씽크대가 역류해요. 욕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누나 집에 놀러 온 동생분과의 통화였다.

"씽크대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부 수리해야 할 것 같고, 비용은 최소 40만원... 그리고 곰팡이 때문에 장판도 갈아야 할 것 같아요."

청천벽력이었다. 월세 10만원 받는 집에 40만원 수리비라니! 7월 재산세도 내야 하고, 내년 종부세도 기다리고 있는데...

순간 현타가 몰려왔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너무 답답해서 말이 튀어나왔다.

"그 집 사실래요? 차라리 그 집을 사세요!"

집이 원수가 되어가고 있었다. 계약서에는 분명히 작은 수리는 세입자가 하기로 되어 있는데, 왜 모든 문제를 임대인에게 떠넘기는 걸까?

서로 신경이 예민해져서 작은 마찰이 생겼다. 중개사에게 하소연해봤지만, 이미 수수료 받은 중개사에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결국 세입자와 다시 차근차근 대화를 나눴다. 다행히 세입자도 좋은 심성을 가진 분이었다. 상황을 설명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니,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관리사무소의 기술자를 통해 큰 문제인 역류는 해결되었고, 나머지 문제들도 차례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진짜 부동산 임대업의 현실과 그래도 희망을 품으며


여론에서는 부동산 임대인을 도둑놈 취급하고, 부동산 임대업으로 떼돈 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자 임대업자들은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 같은 영세 임대업자들은? 거의 80%가 한 달에 10만원이라도 벌고 싶은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 노후 준비로 빚까지 져서 구축 아파트 하나 매입해서 임대주는 사람들 말이다.

세금으로 반 이상이 나가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지방 부동산은 매수자를 찾기조차 어렵다. 취득세, 넘쳐나는 물량... 구축은 관심 대상도 아니다.

지금은 '울고 싶은 임대업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 모든 경험이 나를 더 현명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오늘도 전화벨이 울리면 여전히 가슴이 쿵쾅거리지만, 적어도 이제는 당황하지 않고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알았다. 세입자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니까 서로 대화하면 못 풀 문제는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언젠가 지방 부동산에도 해 뜰 날이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오늘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이런 우여곡절이 없었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도 없었을 것이다. 나중에 이 모든 경험담을 책으로 엮어서, 같은 처지의 임대업자들과 함께 웃으며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떤 에피소드가 펼쳐질까? 계속 기대해 주세요!


 

오늘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고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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