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부동산공부와  글쓰기로 '나의 꿈, 부자 할머니'를  꿈꾸는 해뜬날 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걷기 시작한 이유

 

어머니가 떠나신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2025년 3월 30일, 88세의 나이로 긴 병원 생활을 마치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고관절 수술 후 1년 반 동안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마지막을 맞으셨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86세까지도 꽤 건강하셨다. 치매 초기 증상이 있긴 했지만, 매일 산책하시고 노래교실, 노인정, 사우나까지 다니시며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하셨다. 문제는 골다공증과 근육감소가 시작된 시점에서 근력운동을 하지 않으셨다는 것이었다. 그 한 밤중의 낙상 사고만 아니었다면...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온몸에 검푸르게 멍든 주사 자국들, 영양액으로만 연명하시는 모습. 그리고 요양원이라는 곳의 현실. 그곳은 마치 현대판 고려장 같았다. 요양사분들이 소홀해서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그랬다. 산 송장들이 모여 시간을 기다리는 곳.

'나는 절대 저런 곳에 가고 싶지 않다.'

그때부터 나의 매일 걷기가 시작됐다. 매일 8,000보 이상 걷기로 다짐했다.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 되었다.

 

 

 

오늘은 파리 8구에서 피아노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매주 월요일 저녁 6시 30분, 나의 소중한 시간이다. 지하철 6번선을 타고 샤를 드골 에뜨왈에서 내려 음악학교까지 걸어간다. 이 거리가 만만치 않다. 샹젤리제 거리 이 끝에서 저 끝까지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나는 일부러 이 길을 걷는다. 샹젤리제의 화려한 상점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파리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구경하며 걷는다. 일석삼조다. 운동도 되고, 구경도 하고, 사색도 할 수 있으니까.

지하철역에서 학교까지 왕복하면 5,000보가 넘는다. 집에서 출발해 학교 다녀오고, 돌아오는 길에 수퍼마켓에 들러 장을 본 오늘의 총 걸음 수는 8,600보. 목표 달성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피곤하다. 하지만 이건 좋은 피곤함이다. 운동 부족에서 오는 나쁜 피곤함과는 다르다. 샤워 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나는 이 걷기를 통해 몸만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마음도, 생각도 함께 성숙해지고 싶다. 걸으면서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되새김질하고, 묵상하고, 깊이 음미하는 시간을 갖는다. 언젠가는 깊이 있는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다. 건강한 작가로 말이다.

그리고 매일의 산책에서 발견하고 느끼고 알게 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가려 한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이 연작 에세이처럼 말이다.

파리의 거리를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 계절의 변화, 내 마음의 풍경들...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드라마가 되고, 소설이 되어 이 페이지들을 채워갈 것이다.

어머니께서 남겨주신 마지막 가르침은 이것이었을까. '건강하게 살아라. 끝까지 자신의 발로 걸어라.'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걷는다. 매일 산책한다.

 


 

 

 오늘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반응형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