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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꽃보다 마흔 님과 함께하는 매일매일 글쓰기에서 활동하고 있는 쨍하고 해뜬날입니다.
저의 꿈은' 내 인생에서 1권의 책'을 출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전부터 결심했습니다.
1년에 최소한 50권의 책을 읽고 도서 후기를 쓰자!
그리고 반드시 책 1권을 출판하자. 그러다가 활동을 함께하는 동료를 통해 '꽃보다 마흔과 함께하는 매일매일 글쓰기'라는 모임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오늘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글쓰기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나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생각하며 느끼며 배우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불우이웃돕기 모금 행사
"안녕하십니까?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이것 받으세요. 저희가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나의 바쁜 하루가 시작되었다. 매일 여러 가지 성탄절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찬양, 연극, 댄싱 등 12월 25일에 진행할 행사를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했다. 이런 여러 행사 중에서 나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바로 ‘불우이웃돕기 모금’ 행사였다.
불우이웃돕기 모금 활동을 하기 일주일 전부터 우리는 모금함을 새롭게 단장하고 모금을 하는 분들에게 줄 작은 선물 봉지를 몇 백 개씩 만들었다. 그 봉지 속에는 사탕, 초콜릿, 초코파이, 비스켓이 들어있었다. 밤 7시부터 우리는 둘씩 짝을 이루어 모금함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대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모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모금함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일주일 전부터 담대하게 실행하리라 여러 번 다짐하였지만, 막상 모금통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니 나의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나의 파트너는 나보다 나이가 많고 불우이웃돕기 모금 행사에 여러 번 참여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그래서 나의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에는 다 그래. 그런데 조금씩 하다 보면 괜찮아. 지금은 나만 따라다녀.’ 나는 모금함을 들고 파트너만 졸졸 따라다녔다. 입에서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혹시라도 거리에서 내가 아는 사람을 만날까 봐 두리번거렸다. 속으로 제발 아무도 안 만나기를 바랐다. 거리를 지나 나와 파트너는 모든 상점 안으로 하나둘씩 차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식당, 카페, 술집, 당구장, 노래방, 비디오방 등 가게 문이 열린 곳은 어디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불우이웃돕기 모금하러 왔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시작해서 가게 주인에게 인사를 먼저 하고 각각의 손님들에게 모금을 시작했다.
"저희는 **에서 나왔습니다. 불우이웃돕기 모금하러 나왔습니다.’ ‘어, 대학생들인가? 좋은 일 하네.’ ‘아, 네. 감사합니다. 이것 받으세요. 저희가 준비한 선물입니다."
사람들은 500원, 1,000원, 2,000원씩 성심껏 모금함에 돈을 넣었다. 가끔 5,000원이나 10,000원을 넣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고개를 여러 번 숙이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그런 다음 가게 밖으로 나오면서 ‘좋은 시간 되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식사를 하는 자리든, 뿌연 안개로 가득 찬 당구장이든, 어두컴컴하고 알록달록한 조명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술집이든 우리는 담대하게 들어갔다. 그리고 항상 똑같이 가게 주인에게 인사를 건네고 ‘불우이웃돕기 모금하러 왔습니다. 조금만 도와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단돈 500원이라도 모금통에 ‘쟁그렁’하고 넣으면 ‘ 복 받으세요. 좋은 시간 되세요.’라는 말을 꼭 했다. 이런 말을 하루에 수십 번을 하면서 온 시내를 모금함을 들고 돌아다녔다. 모금하는 날에 만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든지 나에게 매우 친절하고 고마운 분들이 되었다.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나는 점점 모금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이제는 누가 더 많이 하나 내기를 걸 정도로 서로 열심을 냈다. 첫날에는 들어가기가 그렇게 망설여졌던 술집도, 노래방도 약간 망설이다가 문을 팍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천근만근이던 입도 약간 주저하다가 담대하게 큰소리로 말했다.
'‘불우이웃돕기 모금하러 왔습니다.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바로 모금에 돌입했다.
"어, 학생 뭐야, 나가’"하는 분도 계셨다. 그러나 대부분의 손님이나 가게 주인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이고,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이라는 것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오케이 사인을 미소 띤 눈빛으로 보냈다.
겨울 장갑을 낀 두 손에 모금함을 들고, 어깨에는 작은 선물 봉지들을 가지고 매일 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일 것 같은 장소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묵직했던 선물 보따리가 가벼워지고 자존심이 바닥까지 내려가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온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교회로 돌아왔다. 교회는 늦은 밤이지만 대낮처럼 환했다. 여기저기서 오늘 모금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느라 시장통처럼 시끌시끌했다. ‘과연 오늘 얼마나 했을까? 오늘은 어떤 사람이 제일 많이 모금했을까?’ 모두 호기심을 가지고 모금함을 열고 계산을 했다.
“와. 50,000원도 있어?” 세상에, 오늘 이렇게나 많이 했다고? 어디에 갔는데 이렇게 많이 했어?”
우리는 금액에 놀라고, 나도 쉽게 할 수 없는 금액을 모금함에서 발견하고 또 놀랐다. 모두가 와! 하며 환호성을 지를 때도 있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상한 기쁨과 행복을 느꼈다.
나의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매년 반복되었다. 비가 오든, 눈이 펑펑 쏟아지든, 코 끝이 시리고 귀가 빨갛게 되는 날에도 모금함을 들고 나갔다. 세상을 많이 알지 못했던 대학생은 이렇게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서 모금함을 앞세우고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 이런 곳도 있구나.’ 참으로 세상은 따뜻하면서도 위험한 곳도 많이 있구나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이런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교회도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연례행사가 사라졌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해서 찬양과 연극, 댄싱 연습은 오랜 기간 동안 계속 이어졌지만 불우이웃돕기 모금행사는 어느새 조용히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 왜 그 많고 많은 크리스마스 추억들 중에 모금 행사’가 떠올랐을까? 행복한 크리스마스 추억들도 참으로 많은데 왜 유독 이 기억이 오래 남는 것일까? 교회의 어떤 장로님이 나에게 하신 말씀이 번뜩 떠오른다. ‘이분은 베테랑이야, 그러니 이 자매님만 잘 따라다녀. 그러면 너도 잘할 수 있어. 알았지.’ 나는 어느새 ‘모금 잘하는 베테랑’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후배를 데리고 모금을 하러 나가는 선배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 누군가 나에게 ‘모금함을 들고 저와 함께 모금하러 가실래요?’라고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거리에서든, 가가호호 방문하며 모금을 하는 일이든, 그 일은 여전히 나에게 엄청난 용기와 자부심을 가져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서 모금함 옆에서 종을 치며 모금을 유도하는 그들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미안함과 그들의 위대함을 동시에 느끼며 단돈 얼마라도 모금함에 돈을 넣고 그 앞을 지나간다.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행운을 빌면서 지나간다. '저들이 모금을 하면서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게 하소서. 제발 그들이 목표로 하는 금액이 넘치게 채워지게 하소서....!!
오늘도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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