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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의 꿈은 여행작가입니다.
  오래전부터 
1년에 최대한  100권의 책을 읽고 도서 후기를 쓰자!'라고 결심했습니다.
 반드시 내 인생에서  책 1권을 출간하자' 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저의 글쓰기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나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생각하며 느끼며 배우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베르사유에 있는 학교로 수업하러 가는 날이다. 구글로 그곳까지 여정을 알아보니, 꽤 먼 거리라는 사실에 놀랐다. 이동 시간은 거의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 그리고 가는 길도 결코 만만치 않아 보였다. 먼저, 나의 집에서 메트로역까지는 5분에서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메트로 8번을 타고, 나의 집 근처 메트로에서 17개 정거장을 지나 Invalides에서 내린다. 꽤 긴 거리를 이동한 셈이다. 그 후, VERSAILLES CHATEAU RIVE GAUCHE 방향의 RER C를 타기 위해 또 다시 조금 긴 거리를 걸어간다.

 



드디어 RER C를 탈 수 있는 곳에 도착했지만, 문제는 정확한 명칭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가는 곳은 VERSAILLES CHATEAU RIVE GAUCHE인데, 안내판에는 VERSAILLES CHATEAU까지만 표시되어 있었다. 만약 엉뚱한 곳으로 가면 큰 낭패가 될 것이기에, 3시에 도착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점점 불안해진다. 첫날 수업인데, 최소 30분 전에는 가서 수업 준비도 하고, 차분히 위치를 알아보고 싶다. 그런 간절한 마음이 나를 점차 옥죄어오기 시작한다.

나는 딸에게 전화한다. 대충 설명하고 내가 있는 위치와 가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한다. 딸이 체크한 후, "엄마가 지금 잘 가고 있어. 맞는 방향이야"라고 나를 안심시켜준다. 여러 번 확인을 받은 후, 나는 VERSAILLES CHATEAU로 가는 방향의 RER C를 탄다. 11개의 정류장을 이동한 후, 맨 마지막 종점이 VERSAILLES CHATEAU RIVE GAUCHE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RER C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이 RER 기차는 이층 구조로 되어 있다. 2층으로 올라가 앉아 바깥 풍경을 여유 있게 바라본다. 프랑스의 풍경은 참 아름답다. 과거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도 뭔가 매력적인 끌림을 가지고 있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내 마음을 점차 행복하게 만들고, 여기까지 오는 긴 여정에 대한 힘든 마음도 생기면서, 이렇게 먼 거리까지 굳이 수업하러 와야 할까 하는 후회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뀌어간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외쳤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입꼬리도 살짝 올리며 속으로 되뇌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먼 거리까지 오게 되어 감사합니다. 수업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남편과 싸워서 감사합니다. 싸울 수 있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끊임없이 감사의 말을 외쳤다. 점차 마음이 가라앉고, 씩씩대던 알 수 없는 혈기도 차츰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침내 마지막 정류장에서 기차를 내려, "어? 이곳은 내가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할 때마다 왔던 정류장이네?"라는 생각이 든다. VERAILLE CHATEAU RIVE DE GAUCHE는 베르사유 궁전을 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기차역이었다. 근심했던 마음은 점차 안심으로 바뀌어 갔다. 주변이 익숙해지면서, 기차역을 빠져나와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어머나, 대체 버스 정류장이 보이지 않는다. 버스들은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고, 사람들 몇몇이 모여 서 있는 곳이 아마도 버스 정류장 같지만, 푯말이 없다. 버스 안내판도 없고, '버스타는 곳'이라는 글자조차 찾을 수 없다. 할 수 없이 외국 생활 눈치 100단을 발휘해 무작정 사람들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길을 건너 버스 정류장 같은 곳을 찾았다. 세상에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스 정류장 같은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서 있고, 그 옆에는 광고판 같은 것이 눈에 띈다. 확인해 보니, 버스 번호와 이동 방향, 정류장 이름이 아주 작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다. 안경이 없으면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글씨들이다. 

"세상에, 맙소사, 이것이 버스 정류장이란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한국에서 돌아온 지 5일밖에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전통 한국산 같은 나에게 이런 버스 정류장의 광고판과 방향 표시는 너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다시 한 번, 우리나라의 우수한 공공시설에 대한 자부심이 치솟았다. 외국 생활에 익숙해진 눈치 100단을 발휘해 버스가 오니, 얼른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이제 VERSAILLES CHATEAU RIVE GAUCHE 버스 정류장에서 6개 정류장만 지나면 드디어 학교에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에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그러나 6개 정류장만 지나면 도착할 BERTHIER 정류장이, 6개를 지나도 보이지 않았다. 버스 기사에게 나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버스 정류장이 왜 없는지 물어본다. 버스기사는 영어와 불어를 섞어가며 나에게 설명해준다. "아뿔싸,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탔군요." 큰일이다! 벌써 시간이 3시를 넘어가고 있다. 3시 30분 수업인데, 이제 그 시간까지 도착하기 어려운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이 스친다. 버스 기사와 또 다시 영어와 불어를 자기 방식대로 섞어서   소통하며 나는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내가 가야 할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 다른 버스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은 점점 흘러 3시 15분을 향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할 수 없이 베르사유 교장샘에게 전화를 했다. 식사 중에 나의 전화를 받은 교장샘은 조금은 답답하고 짜증 난 목소리였다. 그러면서도 애써 차분하고 냉정하게 나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목소리 톤이다. 나는 조금 미안해지면서도, 내가 굳이 여기까지 왜 왔나 하는 생각에 점점 피로가 쌓여간다. 서로 전화 통화하면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점검해본다. 교장샘은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 의도를 이해하니 다시 마음이 밝아진다.

통화 중, 마침 내가 탔던 그 버스가 다시 온다. 그 버스를 타니, 전에 만난 버스 기사였다. 그는 나의 상황을 알기에 반갑게 맞이해 주며, 버스비 2.50 유로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또 영어와 불어를 섞어가며 소통한 후, 나를 BERTHIER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드디어 나의 목적지인 베르사유 학교에 도착했다. BERTHIER 버스 정류장에서는 교장샘이 나를 마중 나와 주셨다. 나는 막 뛰어서 학교에 무사히 3시 30분이 훨씬 넘는 시간에 도착하게 되었다. 

2시간의 수업을 무사히 마쳤고,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같은 여정을 다시 밟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학교에서 GARE DE VERSAILLES CHANTIER 역까지 교장샘이 차로 데려다 주어 수월하게 집으로 올 수 있었다. GARE DE VERSAILLES CHANTIER 역에서도 안내 봉사자 덕분에 쉽게 RER C를 탈 수 있었다. 이렇게 나는 복잡하고 조금은 엉뚱하게 고생한 첫 수업하러 가는 여정을 겪었다.

돌아오는 길에 교장샘과 나눈 대화에서 한국어 수업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 역시 나는 '학생들을 만나고 한국어 수업할 때 힘이 솟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실력 있고 잘 가르치는, 매 수업 시간을 정말 효과 있게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다. 내 가르침으로 학생들이 유창하게 한국어를 말할 수 있도록 돕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 물론 모든 한국어 교사들이 다 그럴 것이다. 그들 모두 수업에 대한 열정과 학생에 대한 애정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오늘 하루는 조금은 피곤하고 길고 긴 여정이었지만, 오랜만에 파리의 지하철 모습과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으로, 내 기억 속 한켠에 자리 잡은 날이 되었다.

 

 

 

 

오늘도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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