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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파리에서 노후를 준비하는 머니오백 팀장입니다.
늦어도 괜찮아요. 예순에 시작한 돈 공부 이야기, 오늘도 한 걸음 함께 가요.


 

 

파리 사는 오백 팀장

"종부세 폭탄"이라는
카톡 한 줄에

제2화

 

카톡, 하고 휴대폰이 울렸다.

파리는 오전 열 시였다. 남편은 아침에 출근했고, 막내 구름이도 학교에 갔다. 넓은 집에 나 혼자였다. 나는 식탁을 훔치던 행주를 내려놓고 화면을 봤다. 한국은 오후 다섯 시. 세무사인 친구 정숙이 퇴근을 앞두고 보낸 모양이었다. 메시지는 딱 한 줄이었다.

"언니, 임대주택 있지? 그거 종부세 폭탄 맞는대. 빨리 확인해!"

행주를 쥔 손이 멈췄다.

정숙은 세무사다. 세금이라면 나보다 백 배는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런 정숙이 "폭탄"이라고 했다. 나는 그 두 글자에 그만 가슴이 철렁했다.

'세무사가 폭탄이라잖아. 그럼 진짜 큰일 난 거 아냐?'

나는 얼른 답장을 눌렀다.

"얼마나 나오는데?"

"몰라. 다주택자는 세게 맞는다니까 언니도 확인해봐. 나 지금 상담 들어가. 이따 통화해!"

그러고는 조용해졌다. 폭탄이라는 말만 툭 던지고, 정작 얼마인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 세무사가 저러고 사라지니, 나는 더럭 겁이 났다.

가슴이 콩닥거렸다. 나는 식탁 의자에 털썩 앉았다. 손가락을 하나씩 꼽아봤다. 광주에 집 한 채. 전세를 끼고 산 오피스텔 두 개. 세 채였다. 세 채면 다주택자가 맞았다. 뉴스에서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어쩌고 하던 자막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몇백만 원일까. 아니, 몇천만 원이면 어쩌지. 그 돈이 어디서 나와.'

창밖으로 파리의 회색 지붕들이 늘어서 있었다. 평소엔 그림 같던 풍경이, 그날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한참 앉아 있다가, 문득 정신이 들었다.

'이렇게 혼자 떨고 있으면 뭐가 달라지나. 무서운 건 내가 모르기 때문이잖아. 마침 남편도 없고 구름이도 없고, 나 혼자 조용하네. 지금 알아보자.'

나는 식탁에 노트를 폈다. 볼펜을 들었다.

먼저 노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파리는 오전이니, 한국은 오후. 노아가 사무실에 있을 시간이었다. 노아는 법무사다. 등기며 권리 관계며, 부동산 서류라면 눈 감고도 아는 사람이다.

"노아야, 나 종부세 폭탄 맞는대. 다주택자라서. 어떡하지."

노아는 내 다급한 목소리에 오히려 껄껄 웃었다.

"누님, 일단 숨 좀 돌리세요. 딱 하나만 여쭐게요. 갖고 계신 집들, 공시가격 합치면 얼마나 돼요?"

"공시가격? 그게 사고파는 값이랑 달라?"

"완전히 달라요, 누님. 종부세는 시세로 매기는 게 아니에요. 나라가 정한 공시가격으로 매겨요. 공시가격은 실제 시세보다 훨씬 낮게 잡혀요."

나는 처음 듣는 말에 노트를 끌어당겼다. 볼펜을 꾹 눌러 적었다. 종부세는 시가가 아니라 공시가격으로 매긴다.

"그리고요 누님. 다주택자는 갖고 있는 집들 공시가격을 전부 합쳐서 9억 원을 넘어야 종부세 대상이 돼요. 그 아래면 세금이 아예 안 나와요."

"9억? 세 채 합쳐서 9억?"

순간, 콩닥거리던 가슴이 조금 가라앉았다. 광주 그 집은 공시가격이 1억도 되지 않았다. 오피스텔 두 개를 더한다 해도, 9억은커녕 그 발끝에도 닿지 못했다.

"노아야, 그럼 나… 대상이 아니네?"

"공시가격 합계가 9억을 안 넘으면, 대상 아니에요. 누님, 그것 때문에 아침부터 놀라셨어요?"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아직 걸렸다. 오피스텔은 전세를 끼고 산 것이었다. 세입자 보증금이 대부분이라, 사실 내 돈이라 부를 것도 얼마 없었다. 그 빚도 세금에 얽히는 건 아닐까.

"노아야, 오피스텔은 전세보증금이 거의 다야. 그 빚도 세금에 반영돼?"

"아니요, 누님. 종부세는 오직 집의 공시가격만 봐요. 전세보증금이 얼마든, 대출이 얼마든, 그건 계산에 넣지 않아요. 그렇다고 빚이 많다고 깎아주지도 않고요."

'전세는 종부세랑 아무 상관이 없구나. 오직 공시가격, 그것 하나. 그게 9억을 넘느냐 안 넘느냐.'

전화를 끊고, 나는 곧장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라는 사이트에 들어갔다. 집 주소를 하나씩 넣었다. 또르르, 숫자가 떴다. 광주 집, 오피스텔 둘. 셋을 다 더해도 9억은 저 멀리 있었다.

폭탄은 없었다.

아침에 그렇게 놀랐던 게 무색하게, 문제는 한나절 만에 풀렸다. 정숙이 던진 "폭탄"은 실은 겁을 준 것뿐이었다. 나쁜 마음은 아니었을 것이다. 정숙도 정확히는 모른 채, "언니가 다주택자니까 걱정된다"는 마음을 급하게 한마디로 던진 것이었다.

그날 저녁, 파리에 노을이 질 무렵 정숙에게서 다시 카톡이 왔다. 한국은 벌써 새벽이었을 텐데, 이 친구도 참. 나는 낮에 알아낸 것을 하나씩 들려주었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으로 매긴다는 것, 다주택자는 합쳐서 9억을 넘어야 한다는 것, 전세는 상관없다는 것.

"어머, 언니. 그새 그걸 다 알아봤어? 언니 진짜 오백 팀장 다 됐네."

그 한마디에, 나는 어깨가 으쓱했다. 아침의 그 철렁함이, 저녁엔 뿌듯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돌아보면, 그 아침 나를 놀라게 한 건 세금이 아니었다. 내가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폭탄"이라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한 것도, 결국 내가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다. 알고 나니, 폭탄 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건 오해와 두려움뿐이었다.

나는 노트 첫 장에 큼직하게 한 줄을 적었다.

"모르면 무섭고, 알면 별거 아니다."

나는 노트를 덮었다. 창밖으로 파리의 노을이 붉게 번지고 있었다.

앞으로 또 누가 "큰일 났다"며 겁을 줘도, 이제는 아침부터 가슴 철렁하지 않을 것 같았다. 겁내기 전에 딱 한 번, 알아보면 되니까.

'그래. 이만하면, 오백 팀장이라 불러도 되겠다.'

나는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쓴맛 끝에, 이상하게 단맛이 돌았다.

 
📌 오늘 오백 팀장이 배운 것

· 종부세는 시가가 아니라 공시가격으로 매긴다 (공시가격은 시세보다 낮음)

·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 공시가격 합계가 9억 초과일 때 대상

· 전세보증금·대출은 종부세와 무관 (빚이 많다고 깎아주지도 않음)

· 내 공시가격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서 주소로 조회할 수 있다

※ 기준·금액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정확한 건 국세청 홈택스나 세무사에게 확인하세요.

📮 다음 편도 오백 팀장의 돈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기대해주세요.

— 머니오백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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