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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의 꿈은 여행작가입니다.
  오래전부터 
1년에 최대한  100권의 책을 읽고 도서 후기를 쓰자!'라고 결심했습니다.
 반드시 내 인생에서  책 1권을 출간하자' 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저의 글쓰기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나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생각하며 느끼며 배우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수표책을 받으러 은행에 가는 날이다. 수표책이 뭐냐고? 사실 한국에서는 나도 단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곳, 파리에서는 여전히 흔하게 사용된다. 그렇다고 프랑스가 계속 이 문화를 고수하는 건 아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프랑스 역시 점점 그 사용을 줄여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 공공기관에서는 수표책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수표책은 여러 장의 수표를 묶어둔 일종의 책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수표책'이라고 부른다. 그럼 이 수표를 어디에 사용하느냐고? 나는 음악학교에 등록할 때 이 수표를 사용한다. 보통 한 학기에 10주 수업이 있고, 수업료는 총 3개의 수표로 나누어 발행한다. 음악학교 총괄 담당자가 수업료 금액과 수업 날짜를 적고, 나는 그 수표를 나를 가르치는 교수님 앞으로 발행한다. 이렇게 나는 수업료를 세 번에 나누어 지불할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나 같은 학생에게는 큰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교수님 입장에서는 그 수표를 들고 은행에 가서 매번 현금화해야 하니 귀찮을 수밖에 없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은행은 CIC 은행이다. 내가 발행한 수표를 가지고 교수님은 CIC 은행에 가서 그 수표를 보여주면, 은행에서 내 계좌에서 수업료를 가져가 교수님에게 지급한다. 이런 방식은 솔직히 조금 번거롭다. 그러나 학생 입장에서는 한 번에 큰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수님은 매번 수표를 들고 은행을 방문해야 하니 번거로움이 생긴다. 그래서 담당 교수님은 나에게 현금으로 지불해 달라고 부탁한다. 나도 사실 그냥 수표로 낼 수도 있지만, 교수님의 불편함을 알기에 현금으로 수업료를 드린다. 교수님은 나의 수표책에서 한 장을 찢어 없애고, 나는 현금을 드리며 수업료를 해결한다.

 

 


오늘도 CIC 은행을 가기 위해 메트로를 타고 파리 2구로 갔다. 오랜만에 보는 익숙한 풍경들이 마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갑게 느껴졌다. "어! 여기에 내가 왔었는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CIC 은행에 도착했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내부가 완전히 리모델링되었기 때문이다. 전에는 고풍스러운 프랑스 전통 스타일이었다. 두꺼운, 어두운 밤갈색 문과 짙은 색의 벽, 그리고 빨간 카펫이 깔린 오래된 건물 같은 느낌이었지. 그런 분위기는 외국인인 나에게 신기하고 멋지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초인종을 눌러야 하고,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CIC 은행은 그야말로 화사함 그 자체였다. 밝은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고, 회색과 아이보리가 섞인 대리석 계단이 빛을 반사하며 환하게 나를 맞이했다. 바닥도 밝은 나무 톤으로 바뀌었고, 무엇보다 '어서 오세요'라는 따뜻한 인사를 해주는 듯한 조명이 인상적이었다. 천장에 달린 전구들은 마치 별빛처럼 반짝였고, 나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그 조명을 계속 바라보게 되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은행 직원이 있는 사무실은 완전히 개방된 느낌이었다. 둥글게 아치형으로 된 유리창이 멋지게 구조되어 있었고, 손님들이 들어오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런 구조 덕분인지 직원들도 생기 있어 보였다. 나를 맞이하러 오는 직원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그 직원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따라 웃고 있었다. 프랑스 미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고, 동시에 "아, 내가 지금 프랑스에 있구나!"라는 실감이 강하게 다가왔다.

CIC 은행에서 수표책을 받은 후 메트로를 타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PALAIS ROYAL을 지나게 되었는데, 마음이 두근거렸다. 반가운 옛 친구를 만난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시간이 없어 다음에 다시 오기로 마음먹고, 나는 루브르 박물관 앞에 있는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이상하게도, 루브르 박물관의 모습도 정겨웠다. 5개월 만에 파리로 돌아와서인지, 모든 것이 조금은 낯설고 마치 처음 온 여행객이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매우 익숙한 거리와 풍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묘한 행복감에 사로잡혔다.

 

 



파리로 돌아온 이후, 나는 "반갑다, 친구야!"라는 TV 프로그램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 프로그램은 오래전 헤어진 친구나 은사를 찾아 재회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파리의 거리들이 그때의 기분을 떠오르게 했다. 여전히 약간 지저분하고 정돈되지 않은 파리의 모습조차도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갑고 친근했다.

파리는 한국의 어느 도시보다도 깨끗하지 않다. 사람들의 차림새도, 그들의 표정도 한국보다 오래되고 낡아 보이며, 세련되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파리는 파리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고전적인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현대와 고전이 혼합된 이 도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나는 늘 한국에서의 삶도 좋지만, 파리에서의 삶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열망을 품게 된다. 양쪽을 오가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도시, 그것이 바로 파리다.

 

 

 

 

오늘도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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